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우리단체 성명논평

빚내서 산 3칸 굴절버스, 대전시는 철저한 감사로 책임을 규명하라
  • 관리자
  • 2026-09-08
  • 49

빚내서 산 굴절버스, 대전시는 철저한 감사로 책임을 규명하라 

 

차량 구매,94억 빚부터 냈다

 

대전시가 3칸 굴절버스 차량 구입비 94억원 전액을 지방채로 조달한 사실이 2025회계연도 결산서에서 확인됐다. 사업명은 '신교통수단(무궤도 트램) 시범사업'이다. 시는 2025년 9월 24일 이 사업 명목으로 94억원을 발행했고, 이자는 연 2.61%, 갚을 돈을 어디서 마련할지 묻는 칸에는 '지방비 부담'으로 기재돼 있다. 국비 한 푼 없이 시민 세금으로 갚아야 하는 빚이다. 이렇게 빌린 94억원은 차량을 사는 데 쓰려고 대전교통공사로 넘어갔다. 차량을 사려고 시가 빚을 냈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 대전시 소유의 차량은 한 대도 없다. 3대 중 반입된 것은 1대뿐이고, 그 1대마저 안전검사 보완사항 때문에 차량 등록과 대전시로의 소유권 이전이 끝나지 않았다. 2호차와 3호차는 수입대행업체가 대금을 치르지 못해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다. 

 

차량이 없어도 이자는 나간다

 

여기에 또 다른 문제는 이자다. 대전시가 발행한 94억원 지방채의 연간 이자는 약 2억 5천만원이다. 하루에 약 67만원이 나간다. 차량이 들어오든 말든, 검사를 통과하든 말든, 사업이 좌초되든 말든 상환일까지 매일 발생하는 돈이다. 대전시가 만기까지 부담해야 할 총 이자는 최소 4억 9,068만원, 2028년 상환을 기준으로 하면 7억여원에 이른다. 차량 1대 값이 약 30억원이다. 이자만으로 차량 4분의 1값에 육박한다. 시가 밝힌 총사업비 185억원에 이 이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시민이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은 발표된 금액보다 클 수밖에 없다.

 

설령 선급금을 회수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회수한 돈으로 이 지방채를 조기상환하지 않는 한 이자는 만기까지 그대로 나간다. 게다가 회수 전망도 밝지 않다. 9월 2일 대전시의회 시정질문에서 허태정 시장은 1차분은 보증보험 기간이 만료돼 소송을 통해 회수해야 하고 2차분만 보증보험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이야기했다. 차고지와 정류장 원상복구 비용도 별도로 발생한다. 차량은 없는데 빚과 이자, 그리고 소송 비용만 남는 구조다.

계약 과정은 더 석연치 않다. 대전교통공사는 계약을 1차와 2차로 나눠 체결했고, 1차 계약 27억 7,200만원의 선금 지급 비율은 69.98%, 2차 계약 64억 6,800만원의 선금 지급 비율은 69.88%였다. 행정안전부 예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은 계약금액의 70%를 넘겨 선금을 지급할 때 신용평가서와 주거래은행 금융거래 확인서 등 재무건전성 확인 서류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 아무리 특례 선금 지급이 가능했다 하더라도 두 계약 모두 그 기준선 바로 아래에 맞춰졌다. 그렇게 지급된 금액은 계약금액 92억 4,000만원의 78.9%인 72억 9,200만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수입대행업체는 2025년 12월 전기버스 리베이트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한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대전시와 대전교통공사가 이 사실을 언제 인지했는지, 인지한 뒤에도 계약을 유지하고 대금을 지급했는지 반드시 확인되어야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단순한 행정 미숙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지 가려야 할 사안이다.

 

연장 요청은 대전시가 먼저였다

 

그리고 납품 연장의 책임도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 그동안 이 사업의 지연은 업체 사정 탓으로 설명돼 왔다. 그러나 대전교통공사가 공개한 자료는 정반대다. 공사는 "계약상대자의 별도 연장 요청 공문은 존재하지 않음"이라고 명시했다. 두 차례의 납품기한 연장은 모두 공사가 먼저 업체에 「계약기간 변경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내고 합의서를 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사유 또한 업체가 아닌 대전시에 있었다. 1차 연장은 대전시 철도정책과가 2025년 12월 16일 통보한 노선·차고지 변경 때문이고, 그 변경 사유는 "도시철도 2호선 노선과 공기 불일치로 혼용차로 운행 불가"였다. 2차 연장은 대전시 기반시설 공사 일정이 밀린 탓이었다. 

 

결국 대전시는 노선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차량부터 사들였다. 차량 계약은 2025년 7월, 선금 지급은 9월, 지방채 발행은 9월 24일이었다. 반면 차량이 다닐 기반시설 발주는 2026년 2월, 차고지 발주는 4월 이후로 예정돼 있었다. 대금을 모두 치르고 반년이 지나서야 도로와 차고지를 만들기 시작하는 계획이었다. 순서가 뒤바뀐 사업에 빚부터 얹은 셈이다.

대전시는 왜 빚까지 내어 이 차량을 사야 했는지 밝혀야 한다. 그만큼 시급한 교통 수요가 있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며, 기존 노선 개선이 아니라 국내 최초의 신교통수단으로 홍보 했던 이유도 공개해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할 자료가 바로 투자심사 결과서와 지방채 발행계획이다. 대전시는 신교통수단(무궤도 트램) 시범사업 지방채 94억원의 발행 경위와 관련 자료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

 

투명한 계약행정이 필요하다

 

밝혀야 할 것은 계약 과정만이 아니다. 계약 해지가 불가피해진 지금, 회수한 금액을 어떻게 쓸 것인지도 답해야 한다. 회수금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사이 이자만 계속 나간다면 손실은 앉아서 불어난다. 대전시는 이 지방채를 조기상환할 것인지 방침을 정해 시민에게 알리고, 손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 즉시 집행해야 한다.

 

대전시의회 또한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검증하지 않은 사업, 견제받지 않은 집행부의 정책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결산 심사와 이어지는 행정사무감사에서 3칸 굴절버스의 전 과정을 검증하고,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 해당 사업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사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비롯한 견제와 감시라는 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 사태의 뿌리는 불투명한 계약 행정에 있다. 계약을 왜 둘로 나눴는지, 선금 비율을 어떤 근거로 정했는지, 부실 징후가 드러난 업체에 왜 대금을 계속 내주었는지, 그 모든 판단이 시민의 눈 밖에서 이뤄졌다. 계약 행정이 투명해야 책임 소재가 드러나고, 책임이 규명되어야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대전시가 이 사업의 계약 전 과정을 시민 앞에 남김없이 공개하고, 그 책임을 끝까지 규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그 과정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2026년 9월 8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