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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기서도 만들어진다> - 대전에서도 시민으로서 제국주의 침략을 규탄한다 -
  • 관리자
  • 20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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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기서도 만들어진다>  

- 대전에서도 시민으로서 제국주의 침략을 규탄한다 -

 

1. 가자에서 이란으로 — 멈추지 않는 제국주의의 전쟁

우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4만 7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집단학살을 자행하면서도 국제사회로부터 단 한 번의 제지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 면죄부가 이란 침공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2026년 2월 28일 현지 시각 오전 9시 40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전면 침공을 시작했습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함대를 중동에 집결시킨 미국은 200대 이상의 전투기를 동원해 500개의 표적을 향해 수백 발의 탄약을 쏟아부었고, 이란 31개 주 가운데 24개 주가 공격을 받았습니다.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 폭격이 이어졌으며,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혁명수비대 사령관 모하마드 파크푸르, 국방장관 아미르 나시르자데 등 이란 정부 핵심 인사들이 살해되었습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이번 공격의 목적이 이란의 '정권 교체'임을 노골적으로 밝혔습니다. 이는 유엔 헌장이 명시한 주권평등과 내정 불간섭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침략행위입니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장 저지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이는 거짓입니다. 미국과 이란은 오만의 중재 아래 이미 세 차례의 핵협상을 마쳤고, 나흘 뒤 네 번째 협상을 앞둔 상태였습니다. 이란은 민간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리마저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협상은 처음부터 침공을 위한 연막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은 이미 2025년 6월에도 이란을 공습해 핵 프로그램을 파괴했다고 주장한 전례가 있으며, 이번 침공 역시 수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자에서의 학살이 멈추지 않는 동안 전선은 이미 확장되고 있었습니다. 이란은 이라크, 요르단,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전역의 미군기지를 폭격하며 '역대 최대 보복'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가자에서 시작된 제국주의의 불길은 이제 중동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2. 전쟁은 누구를 죽이고 있는가 — 숫자로 본 학살의 실체

이란 적신월사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최소 201명이 사망하고 747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이 숫자 뒤에는 더 끔찍한 진실이 있습니다.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 미나브의 여학생 초등학교가 직접 폭격을 받아 수업 중이던 어린 여학생들을 포함해 최소 108명이 사망했습니다. 파르스 주 라메르드 시의 체육관도 공격을 받아 어린이들을 포함한 민간인 최소 15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트럼프는 하메네이 살해 후 "이란 국민들에게 자유를 가져다주었다"고 말했지만, 그가 실제로 가져다준 것은 수업 중 아이들의 죽음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휴전이 합의된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은 계속되었습니다. 유엔이 인용하는 가자 보건부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4만 7천 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어린이만 1만 7천 명 이상으로 전체 사망자의 약 40%에 달합니다. 여성 사망자도 1만 1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WHO에 따르면 의료인 1,000명 이상이 살해되고 병원 36곳 이상이 파괴되었으며, 언론인 사망자는 130명을 넘어 단일 분쟁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것은 가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따르면 현대 전쟁에서 민간인 사망자 비율은 전체의 약 90%에 달합니다. 유니세프는 분쟁 지역 민간인 사망자 중 어린이가 약 50%를 차지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장애인은 분쟁 상황에서 비장애인에 비해 2~4배 높은 사망 위험에 노출되며, 여성들은 성폭력, 강제 이주, 의료 공백이라는 복합적 고통을 겪습니다. 전쟁은 언제나 가장 힘없는 이들에게 가장 잔혹합니다.

 

3. 무엇이 이 학살을 가능하게 하는가

이번 침공을 이해하려면 더 큰 그림을 봐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중동 식민주의 기획인 '대이스라엘' 계획의 최대 걸림돌로 이란을 지목해 왔습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이스라엘이 중동 전역에 대한 성경적 권리가 있다"고 공언했으며, 트럼프 정부는 이를 사실상 승인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은 중동 전체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편하고, 궁극적으로 중국과의 패권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제국주의 기획의 일환입니다.

미국은 2002년부터 20년 넘게 대이란 경제제재를 지속하며 이란 사회의 경제적 혼란을 심화시키고 민중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데 직접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인도주의적 개입'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이라크·리비아·아프가니스탄의 사례가 분명히 보여주듯, 외부로부터의 군사 침공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더 많은 폭력과 내전만을 가져올 뿐입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국제사회의 공모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가자 집단학살을 자행한 죄로 네타냐후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지만, 로마 협약에 가입한 그 어떤 나라도 체포를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유럽연합은 긴급 외무이사회를 열었지만 규탄 대상은 '이란 정권'이었고, 캐나다는 "미국이 취한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호주 총리는 SNS에 미국의 공격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의 보복에 응징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선언했으며, 일부 아랍 국가들도 이번 침략에 사실상 동조하고 있습니다.

 

4. 전쟁은 대전 시민인 우리와 무관한 일인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명백한 제국주의 침략 앞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역내 긴장 완화에 당사자들의 노력을 촉구한다"는 말로 책임을 얼버무렸습니다. 이번 전쟁의 책임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있음을 외면하는 부적절한 반응입니다. 더 나아가 한국 정부는 지난 2월 20일 트럼프가 만든 기만적인 '가자 평화위원회'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으며, 정식 가입까지 적극 검토 중입니다. 가자를 폐허로 만들어 놓고 그 이름에 '평화'를 붙인 이 위원회에 동참하는 것은 제국주의 학살에 대한 명백한 공모입니다. 이 문제는 대전 시민과 더욱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 도시 대전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 방산 계열사를 비롯한 주요 방위산업 시설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2023년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약 173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K2 전차·K9 자주포 등 한국산 무기가 전 세계 분쟁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부품 수출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란과 가자의 하늘을 가르는 무기 어딘가에, 대전에서 연구되고 생산된 기술이 담겨 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한화그룹은 이 전쟁에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이란 침공이 진행되는 와중에, 한화의 천궁-2 미사일 방어체계가 '실전 경험'을 쌓았다며 무기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한화그룹의 주가는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미나브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죽어가는 그 시각, 우리 사회 일각이 주목하는 것은 오로지 방산주 주가뿐이었습니다. 비극적인 죽음과 국제법을 짓밟는 제국주의적 침략이 누군가에게는 투자 기회로 읽히는 이 현실이야말로, 우리가 이미 이 학살 체계의 깊숙한 곳에 연루되어 있음을 드러냅니다.

 

5. 이제 대전 시민인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이란의 운명을 결정지을 권리는 오직 이란 민중에게만 있습니다. 올해 초 하메네이 정권에 맞선 대규모 파업과 시위에서 이란 민중은 이미 "미국 제국주의는 이란으로부터 손 떼라"고 외쳤습니다. 반동적 신정체제를 무너뜨리고 해방 사회로 나아가는 것은 오직 이란 노동자·민중·시민 스스로의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우리는 이란 정권과는 독립적으로,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이란 민중과 연대해야합니다.

평화를 지키는 것은 더 강한 무기가 아니라 평화적 원칙 그 자체입니다. "모두가 힘을 기르니 우리도 힘을 길러야 한다"는 논리는 결국 우리 스스로를 전쟁의 불구덩이에 던져 넣는 어리석은 발상입니다. 우리는 대전 시민으로서 전쟁에 철저히 반대해야하며, 우리 도시에서 연구되고 생산되는 무기의 수출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실천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야만적인 학살과 전쟁을 중단시키는 것은 국경을 넘는 굳건한 연대뿐입니다.

 

2026년 3월 5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평화연대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