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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동짓밤의 동지들, 영화를 통해 다시 만나다 - 영화 <남태령> 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
  • 관리자
  •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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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밤의 동지들, 영화를 통해 다시 만나다 

- 영화 <남태령> 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 후기

 

 

6월 23일 저녁,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회원모임으로 영화 〈남태령〉 상영회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회원 및 시민 분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평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영화 <남태령> 포스터 / 시네마 달 제공

 

〈남태령〉은 MBC경남 김현지 감독의 다큐멘터리입니다. 2024년 12월 21일 동짓날,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대행진이 서울 초입 남태령에서 경찰에 막히자, 그 소식이 트위터를 타고 퍼지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든 28시간을 기록한 작품입니다. 트위터 트윗, 문자 메시지, 스마트폰으로 찍은 자유발언 영상 등 흩어진 기록들을 모아 엮어낸 '디지털 아카이브 다큐멘터리'로, 올해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그날 밤 남태령을 채운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교차해서 담아냅니다. 트랙터를 끌고 온 농민, 트위터를 보고 달려간 2030 여성들, 퀴어 페미니스트 활동가, 물품을 후원한 시민들, 새벽에 배달을 온 노동자들까지. 일상에서는 만날 일 없었던 사람들이 그 밤 함께 광장을 만들었으니까요. 특히 자신이 논바이너리임을 밝힌 시민에게 농민 아저씨가 "그렇구나, 알아두겠다"고 답한 장면은 이 영화가 말하는 연대의 결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데요. 차이를 혐오하거나 설득하는 대신 그냥 받아들이는 태도, 그것이 남태령이 남긴 것이 아닐까요?

 

 

상영관을 채운 시민들과 함께 영화를 본 뒤,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진행은 정혜용 시민참여팀장이 맡았고, 패널로는 그날 실제로 남태령에 갔던 시민 '엽록체'님이 함께해주셨어요. 

 

먼저 남태령에 가게 된 계기에 대해 물었는데요. 엽록체님은 서울 집회에 참여하고 이후 친구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있었다고 하셨어요. 저녁 7시쯤 트랙터가 막혔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친구들의 만류로 머뭇거리다가, 11시가 넘어서도 현장이 유지된다는 걸 확인하고 혼자 자리를 나섰다고 했습니다. 이때 거창한 결심이 있었던 게 아니라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그냥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영화에 등장한 많은 시민들의 모습과 겹쳐졌습니다.

남태령에 도착했을 때, 사당역에서부터 경찰 버스가 보일 정도로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구호를 외쳐주는 낯선 사람들이 있었다고요. 무섭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크리스마스 파티의 영향으로 술을 많이 마신 상태라 무섭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본인이 겪은 남태령과 다른 부분이 있었냐는 질문에 엽록체님은 자신이 도착하기 전이나 아침에 현장을 떠난 이후 벌어진 일들을 영화의 장면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진 못했지만,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또 남태령 이후 계속된 광장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묻는 질문에는 남태령 대첩이 승리했으니 광장은 언젠가 승리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감이 생겼었다고 했습니다. 탄핵 선고가 늘어지면서 한 주 한 주 힘들어지면서도, 12월 21일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으셨다고요. 다만 탄핵 정국 동안에, 그리고 탄핵 정국이 끝난 뒤에도 여러 광장을 거치면서 개인으로서 좋지 않은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광장에서 우리는 어떻게 안전하게 존재하고 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게 되셨고, 그것이 이어져 “광장에 안전을 위한 중재자가 필요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고요.

 

남태령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달라진 점으로는 예전보다 조금은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고 하셨어요. 우울 등으로 활동을 중단한 상황에서 탄핵 광장을 거치면서 사회 이슈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탄핵 광장과 남태령이 엽록체님께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2026년 6월인 지금 이 시점에 영화를 보니 어떤지도 물었는데요. 가장 시급한 내란청산도 잘 되고 있는지 의문이고, 우리가 그렇게 외치던 ‘사회대개혁’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지만 그때를 거친 나와 우리가 달라진 거라면 의미가 있지 않겠냐며 답변을 마무리했습니다.

 

영화 <남태령> 소개 문구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동짓밤을 함께 하며 우리는 서로의 동지가 되었다” 그날 남태령에 있던 분도, 저처럼 화면 앞에 있었던 분도, 또 뉴스로만 봤던 분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영화를 보며 함께 있었는데요. 이 또한 서로가 서로의 동지가 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