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야금야금, 땅을 되찾는 길
- 책 <지상 최대의 감옥> 북토크 후기
평화연대위원장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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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0일 오후 3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회의실에서 소설 <지상 최대의 감옥> 북토크가 열렸어요. 희망의 책 대전본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평화연대위원회, 그리고 지역 독립서점 <가까운 책방>이 함께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가자의 십대가 한국의 십대에게 전하는 말'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의 저자 안영민 작가는 실제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오가며 주민들과 만나 온 평화운동가이기도 해요. 그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군사 폭력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저항은 현장의 진실을 기록하고 전하는 일이라며, 이 소설을 쓰게 된 마음을 들려주었습니다.
소설 <지상 최대의 감옥>은 작가가 가자지구에서 직접 맺은 관계와 두 눈으로 본 일들을 바탕으로 쓰였어요. 작가는 소설 속 인물들이 현실의 어떤 사람들에게서 나왔는지 짚으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억누르고 지배하려고 써 온 폭력의 방식들을 차분히 풀어 놓았습니다.
특히 작가가 나눠 준 현장의 기록들은, 너무 끔찍한 사진은 덜어 냈는데도 불법 점령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그대로 전해 주었어요. UN의 도움으로 세워진 하늘색 병원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모습, 북쪽에서부터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남쪽으로 몰아내는 과정과 땅속부터 하늘까지 이어진 거대한 장벽, 그리고 이스라엘 정치 세력이 드러내 놓고 추진하는 '대이스라엘(Greater Israel)' 계획의 실체까지요. 현장의 폭력은 어쩌다 일어난 충돌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아갈 터전을 작정하고 무너뜨리려는 계획된 범죄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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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나고 이어진 질문과 답변 시간에는 평화운동과 연대를 어떻게 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들이 오갔어요. 그중에서도 기독교인으로서 이스라엘의 행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묻는 질문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작가는 흔히 말하는 '유대인의 역사'라는 것이 실제 역사라기보다 시오니스트들이 지어낸 이야기에 가깝다는 점을 짚으며, 지금 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님을 밝히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어요. 다음 책이 나온다면 우리 지역에서 다시 한번 모여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행사를 함께하며 개인적인 고민도 하나 생겼어요.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처럼 직접 마주하기 힘든 폭력을 사람들에게 전할 때, '이걸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 하는 물음입니다.
이날 강연 영상에서 흘러나온 날카로운 폭격 소리에 귀를 막고 힘들어하는 참가자가 있었어요. 가자지구 주민들이 날마다 마주하는 폭력에 비하면 우리가 잠시 듣는 괴로움은 작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에게 폭격 소리 같은 것을 자꾸 들려주는 방식이 정말 더 깊은 연대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또 다른 무력감과 상처를 남기는지는 조심스럽게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어요.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평화운동이 폭력의 현실을 알릴 때 늘 곁에 두고 살펴 가야 할 기준이 아닐까 합니다.
2023년 10월 7일 집단학살이 시작된 뒤로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73,035명에 이르고, 이른바 '휴전'이 시작된 2025년 10월 11일 뒤에도 이스라엘은 1,024명의 생명을 더 앗아갔습니다. 이란과 미국 사이의 갈등이 어떻게 흘러가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마주한 죽음과 굶주림, 살던 곳에서 쫓겨날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에요.
거대한 전쟁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이 질문에 단단한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이스라엘도 아주 작은 주민 모임에서 시작해 팔레스타인의 땅을 야금야금 빼앗아 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이스라엘을 조금씩 약하게 만들고, 땅을 조금씩 되찾아 나가면 됩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그리고 대전이라는 도시에서 우리가 연대활동을 이어 가는 일은 먼 나라의 비극을 그저 안타까워하는 데서 그치지 않아요. 우리의 일상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주의를 약하게 만들 행동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팔레스타인의 땅을 아주 조금이라도 되찾는 구체적인 걸음이니까요.
Free! Free! Pales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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