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도시로,

열린시대 새 지방자치를 만들어갑니다.

연대활동 성명논평

[공동 입장] 전쟁을 먹거리로 삼는 ‘K-방산 수도’ 대전, 누구를 위한 번영인가?
  • 관리자
  • 2026-04-23
  • 44

 

 

전쟁을 먹거리로 삼는 ‘K-방산 수도’ 대전, 누구를 위한 번영인가?

- 대전광역시 국방산업 육성계획(2026-2030)에 대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평화연대위원회·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 입장 -

 

대전광역시는 최근 ‘K-방산 수도 대전의 완성’을 목표로 한 「국방산업 육성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국방 인프라를 702만㎡로 확장하고, 시민의 세금 8,736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대규모 계획이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평화연대위원회와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지향하는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살상무기 제조와 전쟁 산업을 도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대전시의 위험한 질주에 강력한 우려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죽음의 비즈니스’에 투입되는 8,736억 원, 시민의 안전과 복지는 어디에 있는가?
대전시가 발표한 계획의 핵심은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 구축을 비롯한 대대적인 하드웨어 확장과 기업 지원이다. 9,000억 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이 ‘방산 기업 육성’이라는 이름 아래 투입된다. 그러나 무기는 본질적으로 타인의 생명을 파괴하기 위한 도구이고, 무기산업은 타인의 생명을 파괴함으로서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이다. 대전에서 만들어진 무기가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으로 수출되어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민간인 학살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이미 집단학살을 일삼고 있는 이스라엘에 한국산 중장비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파괴하고, 그들을 가두고 감시하는 감시장비와 AI 알고리즘 개발에 대전의 연구기관들이 협력하고 있다. 대전을 ‘K-방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것은 이런 집단학살에 더 적극적인 공범이 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지역의 양적 성장을 위해 집단학살을 용인하고 눈감을 수 있는가?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참상을 ‘방산 잭팟’이라 칭송하며 주가 상승의 기회로 삼는 언론과 정치권의 태도는 집단학살과 전쟁을 충분히 용인하고 눈감기 위한 비열함 일 뿐이다.

대전시는 시민의 세금을 죽음을 양산하는 무기 산업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돌봄, 지역의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하는 곳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

 

2. 여야를 막론한 ‘군산복합체’ 도시 구상, 평화적 가치는 실종되었다.
이번 계획은 비단 특정 시장만의 독단이 아니다. 거대 양당은 대전과 충남의 통합 비전을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로 설정하며, 핵잠수함 건조와 같은 공격적 군사 기술 확보를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대전을 ‘연구개발(R&D) 중심의 군산복합체’로 변모시키려 하는 작금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대전은 현재 단순 제조형 방산 도시를 넘어 ‘지식-기술-연구’가 결합된 군산복합도시로 진입하고 있다. AI, 드론, 우주 기술 등 인류의 안전과 미래를 위해 쓰여야 할 첨단 기술들이 살상 무기의 자동화와 정밀화를 위해 우선 개발되는 현실은 기술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 대전시의 계획이 지역의 생존, 도시의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에 진행되게 된다면, 대전은 미국의 군산복합도시처럼 전세계적인 전쟁이 끊임없이 존재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대전이 자랑하는 과학기술을 시민과 공공성 확대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계획이 필요하다. 

 

3. ‘안보’라는 이름의 폭력, 대전은 평화를 준비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강한 무력으로 평화를 지킨다는 논리는 끝없는 군비 경쟁과 폭력의 악순환을 낳을 뿐이다. 대전이 세계적인 무기 박람회를 개최하고, 살상 무기를 개발하는 연구소들로 가득 차는 동안, 정작 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은 평화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잃어갈 것이다.

전쟁은 결코 ‘기회’가 될 수 없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스라엘과 이란 등 전쟁 중인 국가에서 병역을 거부하며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폭력이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방산 수도’라는 부끄러운 이름표를 떼어내고, 어떻게 하면 이 도시의 자원과 기술이 갈등의 평화적 해결과 생태적 공존을 위해 쓰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요구
 

1. 대전광역시는 ‘K-방산 수도’라는 반평화적 슬로건을 즉각 철회하라.

2. 무기 산업 육성에 편중된 8,736억 원의 예산 배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기후위기 대응 및 민생 복지 예산을 확충하라.

3. 첨단 기술이 살상 무기 개발에 동원되지 않도록 연구개발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시민 참여를 보장하라.

4. 전쟁을 기회로 삼는 자극적인 홍보를 중단하고, 평화 도시 대전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새롭게 수립하라.

 

우리는 대전이 죽음의 무기를 만드는 공장이 아니라,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의 가치를 전파하는 도시로 거듭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감시와 저항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년 4월 23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평화연대위원회 / 대전충남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