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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한국까지
  • 관리자
  •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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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한국까지 

 

안녕하세요, 저는 우크라이나에서 5년 간 유학 하고 있는 최하영입니다.

2017년 처음 우크라이나에 갔었던 때부터 이미 지속적으로 뉴스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내전으로 일반 여행객은 갈 수 없었습니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부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경 부근은 실제로 위험한 곳이고 폭격도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긴 했지만, 실제로 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2021년 말 부터 한국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발발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평소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족의 염려와는 반대로 현지 학교에서는 전쟁 발발에 대한 경고에 대해 허위 뉴스에 겁먹지 말라는 입장이어서, 가족들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1월부터 미국이 대사관을 철수하면서 모든 미국 국제학교들이 수업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대사관의 통보로 당시 제가 가르치던 학생들도 급하게 다른 나라로 가게 되면서 학생들이 한글학교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뒤를 이어 캐나다와 영국, 일본 대사관도 철수를 한다는 뉴스를 보며 상황이 정말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저 또한 가족들의 강력한 권유로 한국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비행기 티켓 구매부터 혹시 모를 전쟁에 대비하여 짐을 정리하는 일까지 매우 급박하게 처리하면서도 실제로 물리적인 전쟁이 일어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갈 계획도 하고 있었습니다. 

 

2022년 2월 24일, 전쟁은 갑자기 발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 사이렌이 울리며 폭격이 시작됐고,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이 죽고, 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제가 살던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친구의 집이 다 부서지고, 옆 집 부부가 총살로 죽고, 피난을 가던 친구 가족이 도로에서 마주친 러시아 탱크의 폭격에 모두 죽은 일은 더 이상 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폭격 당하는 우크라이나의 영상을 보면서, 한동안 전쟁 관련한 영화를 보지 못하고, 현지인 친구에게 답장이 오지 않으면 걱정이 돼서 수시로 핸드폰을 보는 등 저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와 한동안 실감을 하지 못 했습니다.

 

전 세계가 많은 관심과 후원으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많은 힘과 위로를 얻으며 지금도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집도 없고, 일자리도 없고, 식량도 없는 수 많은 난민들이 있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 그리고 끝나고 나서도 많은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유명한 스포츠스타가 공식적인 경기와 인터뷰로, 또 젤렌스키 대통령부부가 유명 잡지의 화보를 찍으며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전 세계에 호소하며 알리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난민으로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지만, 피난을 가게 된 나라에서 하고 있는 반전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우크라이나 반전모금 음악회나, 콘서트 및 박람회에 참석하거나 반전운동에 직접 참가하는 방법으로 힘을 보탤 수 있고, 또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원화 특별 계좌를 개설했는데, 후원으로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예금주: 우크라이나대사관

174-910024-87105 하나은행 

 

 이번 8월 24일은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이면서 이번 2월 24일에 시작된 전쟁이 6개월 째 되는 날 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세계 식량난과 에너지 대란으로 우리에게도 기름값 폭등 등 직접적인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먼 나라의 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도 북한과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분단국가의 한 국민으로서, 전쟁으로 흩어진 많은 난민들이 다시 보금자리를 찾고, 삶의 안정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