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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한화 공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정부와 대전시는 무기산업 확장을 책임질 수 있는가
  • 관리자
  • 202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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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한화 공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정부와 대전시는 무기산업 확장을 책임질 수 있는가

석 달간의 특별감독, 473건의 위반으로 돌아왔다

2026년 6월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로켓 추진체 제조공정의 공구와 설비를 세척하던 중 폭발이 발생해 노동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에는 입사 3개월 된 20대 비정규직 노동자가 포함돼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인 6월 29일부터 9월 18일까지 특별감독을 벌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473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안전보건규칙 위반 184건과 하청노동자 보호조치 위반 5건 등 189건은 사법처리하고, 나머지 284건에는 과태료 5억510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위반 내용을 보면 방폭 인증을 받지 않은 전기·기계기구 사용, 경유탱크 인화방지망 미설치, 안전밸브·누출감지경보설비 미설치 등 폭발·화재·위험물질 관련 위반이 91건에 달했고, 핵심 안전관리체계인 공정안전보고서(PSM) 미이행도 102건 적발됐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출국금지됐고, 가재웅 대전사업장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법은 이미 이 최소한의 의무를 정해두고 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는 사업주에게 폭발성·발화성·인화성 물질 등 위험물질로 인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할 의무를 지운다. 같은 법 제63조는 도급인이 하청노동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할 때 그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원청에 직접 부과한다. 하청노동자 보호조치 위반 5건이 적발되어 사법처리 대상에 오른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법이 정한 이 최소한의 의무조차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하고, 재해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이행할 의무를 명시한다. 이 법은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사후처벌이 아니라 구조적 예방으로 끓어내기 위해 제정된것이다. 그러나 2026년 6월의 폭발은 2018년과 2019년 사고 이후에도 이 의무가 전혀 이행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안전인력도, 하청노동자의 생명도 뒷전이었다

방폭설비, 안전밸브, 누출감지경보설비를 갖추지 않고 공정안전보고서마저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의 안전인력과 예산을 배치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고용노동부도 이번 감독 결과를 밝히며 "최근 생산량 증가와 신규 채용 확대에도 안전보건 관리 인력은 그에 맞춰서 충원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공장 안전담당자 개인의 착오가 아니라 회사가 안전에 투입해야 할 자원을 구조적으로 등한시해온 결과이며, 원청의 하청노동자를 보호 의무를 명시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다. 그런데도 이 의무가 위반으로 적발돼 사법처리 대상에 올랐다는 것은, 법이 정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하청노동자 앞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렇게 구조적으로 방치된 안전은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가장 약한 노동자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돌아간다. 입사 3개월 된 20대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세 번째 폭발까지,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는 2018년 5월 추진연료 충전 중 화재·폭발로 5명이, 2019년 2월 추진제 코어 연결 작업 중 화재·폭발로 3명이 숨졌다. 2026년 6월의 5명까지 더하면 8년간 13명의 노동자가 이 사업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도 이번 특별감독에서 473건의 위반이, 그중 91건이 폭발·화재 관련 위반으로 적발됐다는 것은 세 차례의 참사를 거치는 동안 구체적인 안전조치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같은 유형의 사고가 세 번째로 반복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것이 개별 사고가 아니라 회사의 구조적 안전 방치임을 입증한다.

공언한 원칙은 가장 위험한 곳에서 비켜갔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도 사업장 종합 감독계획에서 노동·산업안전 감독 대상을 2만5200개에서 9만개로 늘리고, 적발 시 시정지시에 그치지 않고 사법처리·행정처분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중대재해 전조 단계에서 선제 대응하겠다며 '중상해 재해 발생 사업장 감독'까지 신설했다. 그러나 8년간 13명이 숨진 이 사업장에 대한 특별감독은 이번에도 사고가 또 한 번 일어난 뒤에야 이뤄졌다. 정부가 공언한 선제적·상시적 감독 원칙이 정작 가장 위험한 사업장에서는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방위사업법에 따라 지정된 방위산업체로서, 국가의 예산과 승인 아래 로켓 추진체 등 핵심 전력자산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국가가 이 정도로 전략적 비중을 두고 관리하는 시설에서조차 안전관리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일반 사업장 수준의 감독으로는 이 위험을 통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대전시는 올해 국군사관학교 유치,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1조 1198억원 투자 확약)을 '국방수도' 조성의 성과로 내세워왔다. 대전시는 이 공장에 대한 근로감독 권한이 없다. 그러나 특화단지를 신청하고 투자를 유치해 이 위험시설을 지역에 불러들이기로 결정한 것은 대전시 자신이었다. 근로감독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무엇을 유치할지는 대전시가 정했다는 사실까지 지워주지는 않는다. 위험을 불러들이는 결정권은 행사하면서 그 위험을 책임질 권한은 없다고 선을 긋는 것은, '국방수도' 성과를 내세워온 대전시가 쉽게 할 말이 아니다.

지금, 말이 아니라 조치로 답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특별감독에서 사법처리 대상에 오른 189건을 끝까지 수사해 책임자를 엄정히 처벌하고, 사고 이후가 아니라 평소에 방위산업체 사업장을 상시 감독하는 체계로 전환하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안전인력과 예산을 확충한 재발방지대책과 이행 일정을 공개하며, 정규직과 하청노동자를 가리지 않는 안전조치를 재정비하라.

대전시는 근로감독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에서 비켜서지 말라. 특화단지 지정과 투자 유치를 결정한 권한자로서, 늘어나는 무기산업체가 지역 어디에 들어서고 어떤 위험을 가지는지 위험성평가와 안전관리계획을 유치 전에 공개하고 인허가 조건으로 명시하며, 고용노동부에 방위산업체를 포함한 고위험 사업장의 상시 감독 강화를 공식 요구하라.

2026년 10월 2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