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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 급전방식, 철도정책위원회에서 결정하지 않았다
대전시는 수소트램 결정사유를 투명하게 밝혀라
시민에게 인내를 구하려면 정보부터 내놓아야 한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대전 곳곳의 도로가 파헤쳐지고 있다. 차로가 줄고 버스 노선이 바뀌고 공사 구간의 상인들은 손님이 끊길까 걱정한다. 총연장 38.8km, 정거장 45곳에 이르는 공사는 한두 해에 끝나지 않는다. 개통 목표는 이미 2028년 하반기에서 2030년으로 연기됐다가 다시 불투명해졌다. 시민들은 앞으로도 몇 년을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대규모 공공사업은 행정의 의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공사 기간 내내 불편을 견디는 것은 주민이다. 주민이 그 불편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 사업이 왜 필요한지, 언제 끝나는지, 그동안 어떤 대책이 마련되는지 알고 납득했을 때다. 결정 과정이 가려져 있고 일정이 설명 없이 바뀌면 주민의 인내는 불신으로 바뀐다. 불신은 민원과 갈등, 소송과 사업 지연으로 돌아오고 그 비용은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치르게 된다. 주민참여는 행정을 번거롭게 하는 절차가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래서 도시철도 2호선처럼 장기간, 대규모로 진행되며 시민 불편이 큰 사업일수록 행정은 더 많이 공개하고 더 자주 설명해야 한다. 어떤 교통수단을 왜 선택했는지, 그 결정이 어떤 논의를 거쳤는지, 트램으로 어떤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공사 기간의 불편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밝혀야 한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 9월 10일 대전시에 철도정책위원회의 회의 개최 현황과 회의록, 위원 명단 등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철도정책위원회는 조례에 따라 트램 건설·운영 등 기본정책의 수립과 변경을 심의하는 기구다. 도시철도 2호선의 방향을 논의하라고 대전시가 스스로 만든 위원회다.
대전시는 9월 23일 부분공개로 회신했다. 위원회는 2022년 2월, 2022년 12월, 2023년 12월, 2024년 11월 네 차례 열렸다. 2022년 2월 위원회에서 대전시 관계자는 수소 방식에 대해 형식승인이나 검증이 되지 않은 기술이 실제 적용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배터리 방식을 기반으로 하자고 설명했다. 한 위원은 수소를 선택하면 대전 트램이 언제 될지 모르는 형국이 된다고 우려했다. 수소 선택의 위험을 대전시는 이미 2022년 2월에 알고 있었다.
2022년 12월 위원회의 안건은 「트램 급전방식 결정을 위한 입찰 방안」이었다. 수소를 포함한 네 가지 방식에 문을 열어 기술제안을 받자는 내용이었다. 당시 대전시는 업체들이 "실제 입찰을 할 때 관련 기술을 최종적으로 내보일 것"이라며 정식 입찰에서 기술을 겨루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입찰 안내서를 꼼꼼히 쓰라고 당부했고, 운영비가 중요하니 입찰 평가에 반영하라고, 한 방식이 안 되면 다른 방식으로 갈 여지를 남기라고 요구했다. 위원회가 동의한 것은 급전방식을 정식 입찰 안에서 가리는 방법이었지, 특정 방식이 아니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나기 전인 2023년 11월 7일, 민선8기 대전시는 급전방식을 수소트램으로 확정했다. 공개된 자료 어디에도 철도정책위원회가 수소를 선택한 기록은 없다. 대전시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대전시는 2023년 7월 31일 「차량시스템 선정 기술제안서 제출 안내 공고」를 냈다. 이 공고는 나라장터 입찰공고가 아니었고, 공고문 스스로 선정 이후의 입찰을 "본 입찰"이라 불러 구분했다. 세 회사가 제안서를 냈고, 2023년 10월 19일 위원 7명이 평가해 수소연료전지 방식을 선정했다. 위원 7명은 모두 현대로템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다. 공고문은 선정된 자에게 본 입찰에서 가점을 주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듬해 열린 실제 입찰은 수소를 조건으로 걸었고, 한 회사만 참여했다. 위원회가 기대한 "입찰에서의 경쟁"은 입찰 전에 이미 끝나 있었다. 이 지점에서 철도정책위원회의 승인과 대전시의 집행간 괴리가 발생한다. 문제는 조례가 위임한 철도정책위원회가 아니라 7인의 별도 평가위원이 결정했다는 것인데, 대전시는 그 사유를 밝혀야 한다.
공개된 것보다 공개되지 않은 것이 더 많다. 대전시의 평가기준에 따르면 점수는 선정위원이 매기는 위원평가 70점과 대전시·대전교통공사가 매기는 기관(합동)평가 30점으로 이뤄진다. 2022년 12월 위원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짚은 운영비는 기관평가에 들어 있고, 배점은 100점 중 10점이다. 그런데 대전시가 공고한 것은 위원평가 점수뿐이다. 운영비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세 회사가 제출한 사업비와 운영비가 얼마였는지, 최종 합산 점수가 얼마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전시가 따른 예규는 평가위원 명단을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결과 공고에는 "심사위원 7명"이라는 숫자만 있다.
대전시는 당시 공고문에 "정책 심의 부결" 등 대전시 사정으로 선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적었다. 선정 뒤에 정책 심의가 있을 것임을 대전시 스스로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철도정책위원회는 수소 확정 한 달 뒤인 2023년 12월 서면으로 열렸다. 결정을 심의한 것이 아니라 이미 내린 결정을 보고받은 자리였다. 이 회의의 안건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건설 추진현황 보고」와 「트램연계 교통 및 도시발전계획 기본(안)」이었다. 위원들이 어떤 자료를 받았고 어떤 의견을 냈는지, 수소 전환에 문제를 제기한 위원은 없었는지 시민은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2026년 6월, 대전시는 수소트램에 적용할 기술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개통 전망을 2030년 상반기로 늦췄다. 2022년 2월 위원회가 우려한 일이 그대로 현실이 된 것이다.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야 재검토를 하든 추진을 하든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시민에게 인내를 요구하려면 먼저 정보를 내놓아야 한다. 감춰진 회의록과 평가자료 위에서 내린 결정은 시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평가위원회의 설치 근거와 위원 명단, 기관평가 점수와 운영비 평가자료에 대해 추가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의 결정 과정을 시민 앞에 남김없이 공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그 과정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아울러 대전시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2023년 12월 서면회의의 안건자료와 위원별 자문의견서, 심의의결서를 즉시 공개하라.
둘째, 수소 방식을 선정한 기술제안 평가위원회의 설치 근거와 위원 명단, 기관평가 점수와 운영비 평가자료, 최종 합산 결과를 공개하라.
셋째, 공사 기간 시민 불편에 대한 교통대책과 상권 피해 대책, 공정별 일정을 시민에게 정기적으로 설명하라.